그렇게 암벽등반했던 회계사무실을 퇴사 후 조금 쉬다가 저는 다시 구직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이번 이야기는 그 두번째 사무실에서 있어졌던 일입니다. 저는 취업을 위해 다시 이력서를 작성하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계자격증이 2개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라서 그런지 연락이 잘 오지 않더라구요. (회계사무실은 여성을 선호하는 편.)그러던 어느 날 저와 같은 과에 다녔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야 너 우리 사무실에 이력서 넣어더라~?' 하면서요. 저는 '아 그래? 그게 너네 사무실이야?' 그러면서 웃었죠. 그랬더니 바로 면접보러 오라고 하더라구요. 자기가 그 곳 '대리'로 있다면서요. 하지만, 저는 친구와 같은 사무실에 다니는 것이 별로 좋지 않다생각했습니다. (친구끼리 경쟁상대가 되면 좀 피곤하기도 하고 비교대상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말했죠. '야 근데 나 솔직히 친구랑 같이 일하고 싶지는 않다. 잘 지내라~' 그러고 통화를 끓으려 했는데 그 친구가 '야 잠깐만' 그러면서 '사실은 내가 이 사무실 퇴사를 하는데 나 대신 근무할 사람을 구하는거라 상관없을거야'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넌 왜 그만두는데? 물었더니 연봉협상이 잘 안됐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알았다 그럼 면접보러 갈께. 하고 통화가 끝났습니다.
면접을 보던 날 실장님이 제 친구를 그동안 믿으셨는지 00이 보고 저를 채용하는거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좀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것 같아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하고 사무실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3~4개월정도 지났을 때 실장님이 저 보고 아는 사람있으면 1명을 추천해달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거래처 증가로 추가인원이 필요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그래서 전에 같은 사무실을 다녔던 누나에게 일할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여동생을 좀 써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그 누나의 여동생이 저희 사무실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 직원은 일도 열심히 하고 성격도 좋고 싹싹했습니다. 그래서 얼마지나지 않아 또 짝사랑이 시작되었죠 ㅜOㅜ (그 놈의 짝사랑..)
그로부터 몇달되지않아 퇴사했던 제 친구가 갑자기 사무실에 방문을 한번 한적이 있었습니다. '여~너가 여기 왠일이냐?'
했더니 잠깐 볼일이 있어서 왔다고 하면서 실장님하고 이야기를 하더니 갔었습니다.
근데 알고 보니 그게 실장님께 제 친구 연봉을 맞춰줄테니 다시 돌아와달라고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죠.
그렇게 결국 다시 저는 과동기였던 그 친구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임' 그 친구는 '대리'가 되었고 저는 신고서류를 작성하여 그 친구에게 결재를 맡아야만 했습니다. (어찌나 뚜껑이 열리던지 ㅜㅜ 이런 게 싫어서 친구랑 같이 근무하고 싶지 않았던 건데 완전 꼬여버린 것이죠. 그리고 연봉도 500만원이나 차이가 났었습니다. ;)
여기까지는 그냥 견딜만 했습니다. 사실 그 친구가 컴백하던 날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지만 문제는 그 여직원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그 땐 엄청 좋아했었거든요. 사무실 사람들도 다 알고 있었죠..
그러고 입사후 1년쯤 되었을 때인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그 여직원이 제 친구에게 문자나 전화를 하는 것이었죠. 그렇습니다. 전에는 회사직원들하고 밥을 같이 먹었었는데 둘이 따로 식사를 몇번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 의심이 들기 시작하자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오더라구요. 저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을만큼.. 친구 부하직원이 되어 결재맡는 것도 자존심이 팍팍 상하는데 그 여직원의 마음마저 뺏겨버린 것입니다. ;; (그럼 너는 왜 대시하지 않았냐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대시했었습니다. ㅜㅜ)하지만, 의심이었기에 다시 진정하고 몇일되지 않아 제 친구가 그 여직원,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한방에서 털어놓고 이야기했습니다. 둘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더군요.. (제가 화가 많이 났을줄은 알았었나봐요) 결국 둘이 연애를 하고 있었고 벌써 9개월이나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다음날 저는 실장님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결국 퇴사하였습니다. 왜 제 친구와 다시 근무하게 하신 거냐고 그리고 왜 비교대상이 되게 하셨냐고하면서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하고 그 날부로 퇴사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일주일동안을 한강바라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었네요. (참..드라마도 이런 막장 드라마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퇴사한지 2년인가 지나서 그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했었던 다른 직원분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제 친구과 그 여직원이 결혼했다고.. 애도 낳았다고.. (참 눈치없는 분 ㅡ,.ㅡ;;) '에라이 잘 먹고 잘 살아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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